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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유용한 음식정보

델몬트병에 담긴 보리차의 맛은 뭔가 다르다.

by 주니퍼베리 2022. 4. 6.

 

요즘 레트로가 유행이다.
먹는것 입는것들에서 그때가 보인다.
부츠컷이 유행하다니..
카고바지가 대세라니..
바닥에 거의 닿을듯한 길이와
펑퍼짐한 핏은
으른이 되어버린지 한참이된 내 눈에는
라떼는 어쩌고를 절로 나오게 한다.
유행은 정말 돌고 도나보다.
그시절 학생이었던 내가 입던 옷들이
지금 다시 유행이라며 아주아주 어린
학생들이 입고다니더라.
아. 세월이란...
나 아직 젊은데ㅋㅋㅋ 벌써 그때가
추억으로 소환되는 세상이 되었다.

비단 옷 뿐만이 그때를 대표하는건 아니다.
내가 기억하는 그시절의 진짜 잇템은 바로
어느집 냉장고에서든 꼭 발견할 수 있는
델몬트 유리병이다.

그시절 집에 손님이 오실때면, 으레 한손가득
묵직한 델몬트주스 선물세트가 들려있었다.
트렌디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선물의 정석인

상품이었다. 정말 인기가 많았다.
하하호호 얘기를 나누며 상콤한 오렌지 주스를
다 먹으면 이제 그 빈 병은 온전히 신분이 바뀐다.

열탕 소독을 마친 후 거꾸로 뒤집어 속까지
보송보송 말린 그 델몬트병에 이제 보리차가
채워진다. 주전자 가득 만들어둔 보리차를
한김 식혀 온도가 낮아지면

두개의 델몬트병에 나누어 담는다.

(보통 선물세트에 2병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반나절쯤 냉장고에 넣어두면,
시원하고 구수한 냉보리차가 된다.

내가 어릴때 우리집은 생수를 마셨다.
집이 시골이기때문이기도 했고,
지금도 그 지역은 지하수를
이용해 생수라벨을 붙여 팔 만큼
물맛이 괜찮은 곳이었다.
물론 물은 그냥 맹물맛.
어쨌거나 지하수 물이 좋은게 축복인지
몰랐던 어린시절의 나는
가끔 친구네집에 놀러가면 냉장고에서
꺼내 따라주는 그 델몬트 유리병속의
차가운 보리차가 너무 좋았다.
구수하고 시원한것이 색깔도 갈색이다.
무색무취 투명한 맹물만 먹던 내게는
가끔먹는 그 보리차가 부러웠다.
그래서 엄마에게 우리집도 보리차를
먹으면 안되냐고 조른적도 있다ㅋㅋㅋ
그런 내가 엉뚱해보였겠지만
엄마는 가끔씩 냉보리차를 만들어주셨다.
그런데 뭔가 다르다.
대체 뭐가 다르지?
그냥 물 팔팔 끓여 보리차티백을 넣는것은
똑같은데 왜 우리집 맛과 친구네 집

보리차맛은 다른것일까?

정답은 당연하게도? 그 델몬트 유리병

때문이었다. 뭐 그 병이 딱히 특별한 맛에

영향을 끼치는건 아니다. 그냥 기분탓이다.
그렇지만 똑같은 보리차라도
그 두껍고 올록볼록한 델몬트유리병에 든
보리차는 뭔가 특별한게 있다.

평소 생수만 먹던 우리집은 델몬트 유리병을
보관용기로 쓸 필요가 전혀 없었기에
엄마는 생기는 족족 다 버리셨을뿐이다.


이제 세월이 흘러 으른이 되어버린 내가
정작 그시절엔 별로 마셔본적도 없는
델몬트유리병 보리차를 만들며

추억팔이를 하고있다.

요즘엔 인터넷에서 이렇게 델몬트병만
따로 팔기도한다.
사이즈는 500ml, 리터1 등 다양하다.
저 델몬트병이 은근 무겁고 잡기가 불편해서
나는 작은 미니 사이즈 500ml를 샀다.


동서에서 나온 한잔용 보리차 티백이다.
보통 사용하는 1~2리터용 큰 티백보다
그때그때 조금씩 마실때 유용하다.
냉침 온침 다 가능하다.
따뜩하게 마시고 싶으면 컵에 티백 하나 넣고

따뜻한물 100미리쯤 넣어준뒤 2~3분 후
보리차가 우러나오면 마시면 된다.
냉침법은 더 간단하다.
컵에 찬물을 담고 티백을 넣어준 뒤
최소 10분 이상 우려주면 된다.

역시 보리차는 시원한게 제맛이다.
그리고 나는 게으른 인간이므로,

쉬운 냉침법으로 보리차를 만든다.
귀여운 델몬트유리병에 티백 하나 넣어주고
생수를 가득 채운뒤 냉장고에 넣어둔다.
보통 자기전에 이렇게 해두면 다음날 하루종일
편하게 마실 수 있다.

 

 

하룻밤 냉장고속에서 우러난 냉보리차다.
역시 클래식은 언제나 최고다.
저 익숙한 빛깔. 갓 냉장고에서 꺼낸 유리병

겉면에 송글송글 물기가 생긴다.

이런건 투명한 컵에 가득 부어 마셔야 제맛이다.
막상 만들고보니 반나절도 못가 다 없어진다.
그냥 큰 델몬트병을 살껄 그랬나ㅋㅋㅋㅋ

점점 날씨가 따뜻해지고있다.
낮에 움직이면 제법 덥다. 역시 이럴땐
델몬트병에 든 차가운 보리차가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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