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집밥을 좋아한다.
똑같은 음식이어도 외식으로 먹을때와
집에서 먹을때가 다르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면 같은 집밥이어도
우리집 집밥과 남의집 집밥은 또 다르다.
그것을 구분하는 차이는 대체 무엇일까?
나는 그 정답이 바로 반찬이라고 생각한다.
어느집이나 비슷한듯하지만 막상 먹어보면
다른 그 유니크함의 정점 말이다.
태초에 반찬계에는 3대장이 존재한다.
하얀 쌀밥 한숟갈에 어울리는 짭짤한 장조림,
노릇노릇 고소한 스팸, 그리고 매콤달콤 씹을수록
고소한 진미채볶음이 바로 그것이다.
뭐? 처음들어본다고? 그럴수밖에.
방금 내가 지어낸 말이니까.(화내지마세요)
어쨌거나 저 세 종류의 반찬이 인기가 많은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는 오늘 그 중에서 진미채볶음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우선 진미채가 대체 무엇일까?
대부분 오징어를 조미 건조한
건어물 정도로 알고있을것 같다.
진미채는 오징어를 원료로 한 가공식품으로
오징어채 또는 일미채라고도 부른다.
마트에서 직접 장을 보시는 분들은 알텐데,
이게 생각보다 가격대가 있는 식재료다.
그 원재료가 오징어이니 수긍이 가긴 하는데,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원산지는
안타깝게도 국내산이 아닌 경우가 많다.
마치 명태가 그러했듯 예전에는 오징어가
싸고 풍족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국내산 오징어로 진미채를 만들었으나,
지금은상황이 좀 다르다.
중국어선의 무분별한 남획과, 동해안 수온 상승등의
원인 때문에 오징어는 진작에 금징어님이 되어버렸다.
해서 진미채처럼 가공 재료로 이용하기 위한 오징어는
페루나 칠레산등 남태평양 근해의
오징어를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뭐 그래도 맛은 좋으니까
가격만 더 안올라갔으면 좋겠다.
요즘 물가가 미쳤다..
본격적인 만들기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했다.
레시피를 시작하기에 앞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진미채볶음이 반찬 이름이지만
만드는 과정에 볶음은
등장하지 않는다고 보는게 사실 맞다.
홍철없는 홍철팀 느낌이다.
이제 진짜 시작!
크기가 적당한 볼을 준비한다.
진미채를 크게 한줌 잡아서 넣는다.
주방용 가위가 있다면
적당한 크기로 잘라주는게 좋다.
물론 칼로 잘라도 된다.(칼조심 또 조심)
이 타이밍에 첫번째 비법
마요네즈가 등장한다.
좀 읭? 스럽긴 할텐데 마요네즈를 이때
두숟갈 정도 넣어주어야한다.
그러면 마요네즈가 진미채를
부들부들 촉촉하게 만들어준다.
특히나 밑반찬으로
냉장고에 보관해야하는 경우,
마요네즈를 넣으면 시간이 지나도
딱딱하게 굳지않고
맛있는 식감이 유지된다.
그러니 눈 딱 감고 마요네즈
두숟갈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두자.
사실 이거면 이미 반은 완성이다.
이제 양념장을 만들 차례다.
후라이팬을 준비한다. 기름 적당량에
고추장1, 고추가루 0.5, 진간장1,
설탕1, 다진마늘을 넣어준다.
아직 불을 켠 상태가 아니다.
양념장 재료를 후라이팬에 넣은 후
주걱이 준비가 되면 아주 약하게 불을 켠다.
아주 중요한 지점이다.
되직한 양념들만 넣은 상태라
끓는점이 낮다.
약한불에 살살 저어가며
바글바글 양념을 끓인다.
시간으로 치자면 짧게는 30초에서
길어야 1분 남짓이다.
그 시간을 넘기면 양념이 순식간에 타버린다.
물론 불의 세기가 조금만 세져도
양념이 타버리는것은 한순간이다.
그러니 최대의 집중력을 발휘해 약불에
호로록 짧게 익히는게 포인트다.
양념이 다 익었다. 이제 불을 꺼준다.
읭? 진미채볶음이라며 불을 왜꺼?
진미채 안볶아?
안볶는다. 이것이 두번째 비법 레시피다.
따로 익힌 양념장을 아까 마요네즈에 무쳐
미리 준비해둔 진미채에 넣어준다.
양념장이 너무 뜨거운 상태에서
직접 손으로 바로 무치면 손 데인다.
조리용 주걱이나 나무젓가락으로
살살 양념을 섞어준다.
적당히 만질만한 온도가 되면 위생장갑 끼고
손맛을 더해 조물조물 해준다.
새빨간 진미채가 먹음직스럽다.
한입 입어 넣어본다.
아주 맛있다.
마지막 의식으로 참기름 한방울
휘리릭 둘러주고
고명으로 깨를 뿌린다.
진미채는 하얀 쌀밥 위에 얹어 먹는 클래식한
방법도 좋지만 진짜 맛있게 먹는법은 따로있다.
약간 간이 센 반찬이다보니 이게 국물류와
궁합이 아주 좋다.
슴슴하게 끓인 죽에 진미채 한젓가락도 좋고,
된장국이나 맑은국에 밥한공기 뚝딱 말아
곁들여 먹는게 최고다.
생각하니 입에 침고인다.
진미채볶음은 방금 만들었고,
냉장고에 먹다 쟁여둔 국이 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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